얼마전 인터넷을 보니 이 작품에 대한 글을 종종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기회가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KT의 IPTV에 진작에 올라와 있었지만, 제목부터가 뭔가 끌리지 않아서 미루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게으르니즘과 귀차니즘을 배반하기 힘들었습니다.
며칠전 한번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얼마전 즐겨하던 게임의 캐릭터와 색상과 여주인공 '키리노'의 색상이 비슷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지금도 비슷하게 보이지가 않는데 갑자기 어떤 생각이었는지는 저 자신도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꽤 인기가 있었던 애니메이션 같은데 솔직히 저는 어디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작품의 여동생이라는 주제부터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여동생과 친한 편이고, 제 여동생을 보고는 충분히 '귀엽다'라는 인상을 자주 받기는 하지만, 분명 이 애니메이션에 그려진 모습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분명 인터넷만 검색해봐도 인기있는 작품입니다.), 저에게는 우선 주요한 테제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결국 남은 것은 곳곳의 개그코드 밖에 없었습니다.
곳곳의 개그코드중에는 재미있는 곳도 있었지만, 어쨋든 주요한 맥을 따라가지 못하니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다른 매체에서 표현할 수 없는 세계까지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분명 영화나 TV드라마를 통해서 보면 한없이 유치한 것들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창을 통하면 굉장히 멋질 때가 있습니다. 또한 사진이나 글이 아닌 그림이 매개체가 되어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천공의 섬 라퓨타'가 영화로 나왔다면, 유치한 아동용 작품으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이 현실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현실과의 접촉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것은 과학이론이나, 시대 분위기, 심지어 사람들이 상상속에서 생각하는 것이 될수도 있습니다.
어떤 음악작품이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신나고 즐거운 명작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을테고,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을 환경이라고 한다면, 제가 있는 환경과 정신내의 여동생 이미지가 '내 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의 것과는 지나치게 이질적인가 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제가 보기에는 재미가 정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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